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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방역, 개인 일상의 시공간 재조정해야 성공

이귀옥 세종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생활방역위원회 위원)

2020-04-28(화) 05:24
사진=세종대학교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 이귀옥 교수
[신동아방송=박대영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생소한 단어가 익숙할 만하니 이제는 생활방역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등장하고 있다. 생활방역이 무엇인가에 대한 다양한 설명이 제시되긴 하지만 일반 국민의 처지에서 머릿속에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기는 쉽지 않다.

생활방역은 강제성을 띈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적인 거리두기로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개념이다. 지금까지는 감염이 쉽게 이뤄지는 환경 자체를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기 때문에 개인이 마스크를 쓰고 손씻기를 하는 개인위생실천과 함께 강제적인 거리두기를 시행해왔다. 바이러스가 사람의 침으로 확산되므로 사람끼리 못 만나도록 하는 게 가장 확실한 차단이기 때문이다.

첫째, 국민 개인이 ‘무엇을’ 할 것인가는 그간의 호된 경험으로 학습이 많이 되었다. 이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제대로 알려야 한다. 지금은 누구나 마스크를 하지만 아직도 제대로 착용하는 사람이 드물다. 마스크 착용은 침이 전파될 수 있는 환경에서 나와 다른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감염 가능성이 거의 없는 한적한 길을 혼자 걸으면서 마스크를 낀 사람을 흔히 본다. 하지만 정작 마스크 착용이 필요한 붐비는 카페에서 마스크를 쓰고 사람을 만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생활방역수칙 가운데 하루 두번 환기하고 주기적으로 소독하라는 항목이 있다. 이 수칙에 대한 대국민 의견수렴 중간 결과를 보면 소독 가이드라인, 환기 알람 등의 제안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환기에 대한 궁금증에는 횟수·주기·미세먼지 대처법·공기청정기 대체 가능성 등을 묻고 있고, 소독에 대한 궁금증에는 방법·제품·성분 등 매우 구체적인 내용을 묻고 있다. 한마디로 어떻게 할지 제대로 알려달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궁금증과 관련한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하여 누구나 접근 가능하도록 제공해야 한다.

둘째, 생활속 거리두기가 가능한 환경으로의 변화가 필요함을 지각하고 합의를 도출하는 소통이 필요하다. 두 팔 간격 거리 두기라는 기본 수칙을 고정된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것은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대학에서 다음 학기에 두 팔 간격 거리가 유지되는 대면강의를 하려면, 강의실 배치를 바꾸고 수강인원도 제한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강의실이 지금보다 훨씬 많이 필요할 것이고 교수도 그만큼 더 많아야 할 것이다.

이미 고정된 공간 내에서 생활 속의 거리두기를 지속적으로 실천하려면 강의 시간의 2부제 등과 같이 우리가 시간을 사용하는 방식을 바꾸어야만 한다. 사무실, 종교시설, 상업시설 내에서 지속적인 거리두기 실천은 결국 우리 일상의 시공간 재조정이 이루어져야 가능하다. 공동체마다 구성원들 간의 소통을 통해 합의된 방안이 도출되어야 지속적인 거리두기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국민의 지속적인 참여를 일으키는 공감적 소통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2015년 메르스 이후 손씻기 실천율이 90% 이상으로 증가했지만, 2019년에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비누로 씻는 올바른 손씻기 실천율은 단 2%였다. 지금까지는 코로나19가 위험 상황임이 인지되어 보건의료 당국이 주도하는 정보 위주의 소통이 성과를 거두었다.

앞으로 장기적인 생활 방역으로 전환하여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목표 공중별로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개발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미디어 전략이 수립되어야 한다. 생활밀접형 다양한 온·오프라인 관련 콘텐츠 등을 개발함으로써 생활방역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지속되도록 소통해야 한다. 특히 건강행동 실천에 상대적으로 무관심한 젊은 층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참신한 생활방역 콘텐츠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감염병 관리는 지금의 일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정착시키는 과정이므로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건강 생활양식의 습관화와 생활속 거리두기에 대한 공감을 목표로 끊임없는 대국민 소통이 이뤄져야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회사에서 일하고, 학교에 가고, 모임에 참석하는 일상적인 사회생활의 대부분을 강제적으로 제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필연적으로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 폐업을 알리는 가게들이 속속 늘어가는 데 언제까지 집에만 머무르게 할 수 있겠는가. 사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꽃피는 춘삼월에 집안에만 있도록 강제하는 것이 쉽겠는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다른 나라에서도 다소 진정되는 기미가 보이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사라져가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이제까지 각국에서 실시한 강력한 봉쇄전략과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결과이다. 섣불리 완화된 거리두기를 실행했다가 바이러스 확산이 급격히 진행된 해외사례들이 목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코로나19가 종식되기보다는 장기화될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일상의 시공간 이용방식의 변화와 개인위생 행동의 습관화가 목표 이렇게 코로나 바이러스가 장기화, 재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생활방역의 핵심은 궁극적으로 두가지다. 먼저 일상에서 감염병이 전파, 확산되는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코로나19가 좋아하는 환경이 어떠한 것인지는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비말을 주고 받기 쉬운 공간, 즉 밀집되고 환기가 되지 않는 공간이다.

돌아보면 이미 문제가 된 교회, 콜센터, 요양원 이외에도 PC방, 노래방, 게임방은 물론 소규모 카페, 어린이집, 대학 강의실 등 코로나19에 취약한 공간들은 셀 수 없이 많다. 이런 공간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이용방식을 변화시키기 않으면 코로나19의 대확산은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다.

다음으로 코로나19로 깨닫게 된 또 하나의 사실은 개인위생 행동의 효과다.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가 감염병 방역에서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어 내는 가를 확연히 보고 있다. 마스크 착용이 문화적으로 금기시되는 국가들에서도 슬금슬금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고 있다.

지난주 질병관리본부는 지금까지의 방역경험을 바탕으로 생활방역으로의 단계적인 전환을 위해 개인과 공동체가 지켜야 할 다섯 가지 생활수칙과 세부사항들은 발표했다. 그러나 방역당국이 이러한 수칙을 아무리 꼼꼼하게 준비했다 하더라도 국민이 지속적으로 지키지 않는다면 생활방역은 어렵게 된다.

코로나19의 재확산은 물론 끊임없이 등장하는 신종 감염병의 예방을 위해서 일반 국민들이 지속적으로 이러한 수칙들을 실천하도록 장기적이고 단계적인 소통전략이 필요하다. 생활방역이 제대로 자리잡기 위한 방안을 헬스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세 가지를 제안한다.
박대영 기자 dnfi81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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